이것 저것

복순이를 아시나요?

백두(흰머리) 2012. 2. 24. 12:10

김복순이를 아시나요?

 

얼마 전 벌곡 사정리에 사시는 최재경 시인님께서

진돗개 새끼가 있다고 하여 우리집으로 모셔온 아이가 바로 복순이 입니다. 

바로 이 놈 이랍니다.

복순이를 모셔오기 위해 롯데마트에 가서 사료, 밥그릇, 목줄, 해충 퇴치용 목욕 샴푸, 기저귀 등등 한 보따리 샀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멀미 하느라 침을 질질 흘리며 벌곡에서 대전으로 왔습니다.

눈이 참 예쁘죠?

그런데

전쟁은 이제부터 입니다.

도착과 동시에 목욕을 시키고 드라이기로 털을 말리고 예쁘게 방울도 달아주고 했더니

거실에 바로 오줌싸고

얼마 후에 똥싸서 밟고 다니고

이거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마누라 눈치 봐가며 복순이 용변 처리하는 내 신세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용변을 가릴 수 있게 하려고 무진 애를 섰습니다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저녁에는 낑낑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복순이와 나는 거실로 쫏겨 났습니다.

나중에는 그것도 모자라

내가 데리고 자야 조용해서 데리고 잤습니다.

 

그래도

재롱 부리고 장난치는 복순이를 보면 너무 예쁘답니다.

마누라도 예쁘다고 하고요.

우리 아들들도 예쁘답니다.

그러다

오줌싸고 똥 싸면 모두 싫다고 하네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복순이 아빠인 나는 복순이 오줌 똥 치우기, 먹이주기, 목욕시키기, 놀아주기 등 바쁘게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목요일)학교에서 일이 있고 식구들도 모두 일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 가던 날

아파트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깜깜한 어둠속에서 베란다와 거실의 사이에서 복순이가 울부짖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복순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하루 종일 혼자서 있어야 하는 복순이!

오줌과 똥 때문에 풀어 놓을 수도 없고

혼자서 너무 무서웠다는 듯이 오줌을 절절싸며

나를 향해 원망어린 울음 소리를 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속상했습니다.

 

그래요

복순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당있는 집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면서 장난치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똥 오줌 쌀 수 있는 그런 곳.......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원래 복순이가 살던 마당이 있는 집으로 돌려 보내기로요.

그래서

일주일만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복순이가 친구들을 만나는 모습입니다.

정말 행복해 보이죠.  

 

우리 복순이의 털 색깔이 뽀샤시하네.

똥꼬도 까메가지고 건강미가 느껴지는군.

늠름한 복순이!

꼬리를 척 넘기고 탐색하고 있는 복순이

기선 제압하는 복순이!

뽀얀한 것이 귀티가 난다야. 복순아!

복순아!

잘 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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