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무박 종주(2차)
언 제 : 2007.06.17(일) 03:20 ~ 06.17(일) 16:00누구랑 : 소월산악회원
한달 전(5.19)에 무박 종주를 다녀온 후 예전(70년대 말 80년대 초)에 야영을 하면서 종주하던 많은 추억들이 아른거려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곧 장마가 닥쳐온다고 하기에 무조건 2차 종주에 따라 나섰다. 사실 종주에 따라나서기 바로 전에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태안 만리포수련원으로 수련활동을 다녀와서 그런지 몸은 찌뿌둥 했다. 그래도 바로 짐을 꾸려 성삼재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00:30) 차 안에서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질 않아 뜬눈으로 성삼재에 도착(03:20)하여 하늘을 보니 별들이 총총하게 우리를 반겼다. 상쾌한 밤공기와 맑은 하늘을 벗 삼아 추~울~발 노고단 대피소는 정적에 싸여 내일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취사장에는 대피소 예약을 미처 못한 산꾼들이 비박을 하고 있었다.
삼도봉 전라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가 만나는 이곳에 도민들이 뜻을 모아 영호남의 화합차원에서 세운 표식
아무래도 잠이 덜 깬 모습이다. 어째 어리버리하다. 노고단 정상부터 굳세게 나를 따라오는 사람이 있었다. 혼자와서 무조건 앞에가는 사람을 �아가야 한단다. 그 사람도 제법 잘 오길래 물었더니 마라톤을 오래 했단다. 절대 오버 페이스하지 말고 산행속도를 자기 능력에 맞추라고 귀뜸해주고 물 한모금 먹고 핫브레이크 반 쪽 먹고 출발!
마라토너와 연하천대피소에 도착(07:20)하여 아침식사(김밥)를 했다. 4시간 걸려서 성삼재에서 여기까지 비교적 빠르게 왔다.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아서 속도를 조금 냈다. 대피소에서 1박한 산꾼들의 아침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조금전까지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바뀌어 GAS가 꽉차있다. 오늘은 산행하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이런 날은 산소가 부족하여 쉽게 지친다. 속도를 늦춰야 겠다.
마라토너가 없어졌다. 내가 앞섰나? 어디갔지?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였다. 마라토너를 약30분 가량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아마 내가 앞에 간줄 알고 열심히 앞으로 가는 모양이다. 후반전에 힘들텐데
중간 중간에 급경사가 힘을 쭉쭉 뺀다.
칠선봉에 도착 했다. 이렇계 생긴 바위들이 주변에 일곱개가 있다고 하여 칠선봉이다.
영신봉에 도착하였다. 이제 세석대피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과 구름이 얼마나 심하던지 날아갈 것 같다.
세석에 11시 50분 도착했다.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했으나 시간 좀 이르고 않을 자리가 없어서 물만 조금 받아가지고 계속 걸었다.
여기서 부터는 체력도 다되고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며 걸어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머리 쳐 박고 기냥 걸어야 한다.
안보인다. 숨은 더 차오른다. 최악이다.
천왕봉이 1.1km 남았구나. 말이 1.1km이지 죽을 맛이다! 그래도 힘내자!
드디어 천왕봉에 오르다. 이로써 올해 2번째(통산28번째 )천왕봉을 오르게 된다. 멀고 힘든 길을 걸어서 그런지 더욱 천왕봉 표식이 반갑다. 중산리에서 올라온 산행객들로 둘러쌓여 사진 찍기도 힘들다. 아무튼 반갑다. 천왕봉이여! 다시 오는 날 까지 잘 있거라.
천왕봉에서 중산리 까지 하산길은 장난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울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 우리 산악회 일행 중에 무릎을 다쳐서 고생하시는 분을 만났다. 내 무릎 아대와 스틱으로 보정해주어 천천히 같이 내려 왔다. 무지하게 아픈 모양이다. 저 심정을 알것 같다. 로타리 산장에서 물 한 모금 먹고 출발!
내려와 보니 마라토너는 와 있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 괜히 서둘러서 후회 많이 했어요. 죽을 뻔 했어요"
주차장에 도착하여 돼지고기(두부 포함)가 들어있는 김치찌게 한 그릇과 막걸리 두 잔을 게눈 감추듯 비우고 돌아왔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갔다.
다음 주말에는 설악산 공룡능선이다. 잘 먹고 힘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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