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겨울)
언 제 : 2010.01.02(토)~01.03(일) 1박 2일
경 로 : 삼공리-설천봉-향적봉- 중봉-동엽령-무룡산(1박)-삿갓골재-병곡리
누구랑 : 포대&백두 이렇게 둘이서
배낭무게 : 배낭메고 체중 재어보니 110kg(내 몸무게는 82kg), 각자계산/돌아와서 재어보니 105kg
그렇게 기다리던 덕유산 backpacking이 시작되는 날이다. 새벽4시50분에 일어나서 마지막 배낭을 꾸리고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대전동부버스터미널을 가기 위하여 시내버스(201)에 몸을 실었다. 이번 산행은 내가 몇번을 고민하다가 큰맘먹고 장만한 데날리프로와 처녀산행이다. 짐을 꾸려 놓고 보니 참 잘생겼다.
터미널이 옮겨간 줄 알고 동부네거리로 갔는데 시외버스 터미널은 아직 옮기지 않았다고 하여 터벅 터벅 걸어 시외버스 터미널에 와보니 포대님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계신다.
7시 10분 무주 구천동으로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비몽사몽간에 무주리조트 초입에 도착하였다. 셔틀버스가 언제올지 몰라 여기서 부터 배낭을 메고 곤돌라 타는 곳까지 약1시간을 걸어서 올라갔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도착하니 10시가 되었다. 스패츠와 아이젠으로 무장한 후 추~울~발
설천봉을 지나 향적봉으로 가는 길은 온통 눈꽃 터널이었다. 시계는 썩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설화는 나를 흥분시키고도 남었다. 와~!우 대단한 설화이다.
↑포대님도 살짝 폼을 잡어보고
↑나도 새로산 데날리프로와 함께 포즈를 취해보고
↑너무 힘들어 쉬면서.......
↑눈꽃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가 그래서 또 한컷
↑능선에 불어닥치는 칼바람 대단하다.
↑송계삼거리이다. 여기서 빼재로가면 백두대간 길이다. 어찌나 바람이 불던지 볼이 떨어져 나갈려고 한다.
↑동엽령에서의 라면+만두+꼬냑/ 맛있게 먹고 출발
↑왠지 힘들어보여서 찍어 봤다.
↑무릎까지 푹푹빠진다. 아래는 눈이 없는데 여기는 눈이 제법 많구나.
↑드디어 무룡산 도착
어찌나 어렵게 왔던지 28kg의 배낭을 짊어지고 눈길을 약8km를 걸었더니 체력이 바닥이다. 정말 힘들게 무룡산에 올랐다. 여기 부터 비박지까지는 약30분정도 내려가야 된다.
↑우리가 생각했던 헬기장에 도착하여 보니 바람이 너무 심하여 도저히 비박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내려와서 중간 봉우리의 평편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도 바람이 아주없지는 않지만 그냥저냥 버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냥 비박지로 정하고 자리를 폈다.
↑텐트를 치고 짐을 텐트 안에 넣어놓은 후 저녁 준비를 하였다. 포대님은 밥을 하고 나는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하였다. 냄새가 아주 죽인다. 술은 내가 가져간 꼬냑과 오투(4홉) ㅋㅋㅋㅋ
↑지글지글 끓고 있는 돼지고기 두루치기
추운 한겨울에 바람과 간간히 내리는 눈을 벚삼아 쐬주와 두루치기 안먹어봤으면 말을 하지말어. 진짜 죽여준다.
↑포대님 한잔하시느라 신나셨다.
우리 둘이는 겨울 무룡산의 바람과 추위를 벗삼아 멋진 파티를 즐겼다. 지나가던 산꾼들의 부러움과 걱정을 동시에 들으며 말이다. 그리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서 잠을 청하였다.
↑저녁 9시경부터 잠을 청하여 잠깐자다가 텐트가 심하게 흔들려 잠이 깼다. 바람이 주기적으로 텐트를 마구 흔들어 놓는다. 그럴때마다 텐트 천장에 붙어있던 얼은 이슬이 날려 얼굴이 차가웠다.
오늘 그러니까 3일새벽에 또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전북지역이 -8℃ 안밖이란다. 그러면 고도가 100m 상승할때마다 0.6℃씩 기온은 내려간다. 그렇다면 1300m로 계산하면 -7.8℃가 내려갈 것이고 그러면 -15℃정도가 될것이다. 또 초속1m의 바람은 -1℃체감온도를 낮춘다. 산에서 부는 바람은 보통5m/초이다. 그러면 또 -5℃ 를 더하면 -20℃는 될것이다. 12시가 조금 넘은 현재 텐트안의 온도는 -5℃이다. 텐트안의 들어온 눈이 그대로 녹지 않고 나하고 같이 자잔다. 텐트 출입문을 여닫는 자크의 손잡이가 꽁꽁 얼어있다. 아마도 밖은 무지하게 추울 것 같다.
↑바람소리와 허리 통증으로 12시경에 잠에서 깨어 할일이 없기에 혼자서 사진찍기 놀이를 하여 보았다. 영 골이 난 표정이라 마지막에 웃느라고 웃어보면서 찍었는데도 그래도 골난 표정이다.
mp3를 꺼내서 라디오를 들었다. 라디오는 정말 잘 나왔다. 그러다 조금 잠짓하다가 또 깨고 또 잠짓하고 뭐 그랬다.
↑새벽녘 텐트안의 기온이 영하13도를 가리킨다. 아마도 밖은 영하 20도가 넘겠지!
↑바람에 텐트 천장에 붙어 있던 얼은 이슬이 떨어져 있는 모습
↑새벽 4시쯤 잠결에 사람소리가 난다. "야, 사람이다. 아이고 무지하게 춥겠다. 나같으면 얼어죽겠다"라면서 대여섯명이 지나가는 것 같다. 내가 생각 할때에는 '이시간에 밤길을 걷는 당신들이 춥겠네'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약 한시간 간격을 두고 부지런한 산꾼들이 지나간다. 잠은 못자고 번데기 처럼 침낭속에서 뭉기적거렸다.
옆집의 포대님이 일어나자고 자꾸 조르셔서 문을 열고 나가보니 일출이 아닌가? 1월1일은 아니지만 무룡산에서 멋진 일출을 보면서 이런 저런 소원을 빌어 보았다.
↑배낭을 꾸리고 삿갓봉을 배경으로
↑상고대가 환상적이다. 비박한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이다.
↑우리가 잤던 곳 / 누웠던 자리는 눈이 녹아있다.
↑하산길/남들이 다니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하산하였다.
↑집에와서 배낭을 해체하여 보니 덕유산 눈이 한 주먹은 들어있다. 그래서 장비들을 말리고 정비한후 이번 Biwak를 마무리 하는 글을 썼다.
그렇게 고대하던 겨울 Biwak 원 풀었다. 또 가야지.....................
행복한 산행이었다.
zzzzzzzzzz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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