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가을의 끝자락 고흥 팔영산

백두(흰머리) 2009. 11. 16. 22:31

가을의 끝자락 고흥 팔영산

 

 

언 제 : 2009.11.14(토) ~ 11.15(일)

누구랑 : 마누라와 함께

 

  며칠 전에 대관령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기상 캐스터의 이야기를 들었다. 눈 소식을 듣고 눈을 일찍 보고 싶어 대관령으로 비박을 가려했지만 겨울은 앞으로 올것이고, 가을은 이제 한 참을 있어야 볼 것같아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기 위하여 전남 고흥의 팔영산으로 비박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가을의 끝자락이 아니라 한파주의보가 내려서 무지하게 추웠다. 무엇보다도 남해에서 불어 붙이는 바람은 씁쓸하게 만들었다. 

 

팔영산은 높이 608.6m로 전남에서는 보기 드물게 스릴 넘치는 산행을 즐길수 있는 곳으로 산자락 아래 징검다리처럼 솟은 섬들이 펼쳐진 다도해의 풍정을 감상하기에 둘도없이 좋은 곳이다. 고흥읍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소백산맥의 맨 끝자락에 위치한 산으로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있다.

일설에 의하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한 중국의 위왕이 이산을 찾으라는 어명을 내렸고 신하들이 조선의 고흥땅에서 이 산을 발견한 것이 그 이름의 유래라고 한다.

산은 그렇게 높은편은 아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변화 무쌍하여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수 있으며 위험한 곳에는 철계단과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별다른 준비없이도 산행에 나설수 있는 가벼운 암릉산행지이다. 또한 봉우리를 끼고 곳곳에 우회로가 나있어 주의만 기울인다면 초보자들도 안전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저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 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98년초 고흥군에서는각봉우리의 고유이름(1봉/유영봉, 2봉/성주봉, 3봉/생황봉, 4봉/사자봉, 5봉/오로봉, 6봉/두류봉, 7봉/칠성봉, 8봉/적취봉)을 표지석에 새겨 등산객을 반기고 있으며 대표적인 주변 관광지로는 팔영산 암봉의 동쪽 깊은 계곡에 휴양림이 있고 신라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40여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었던 능가사가 있다.

  

  벌교에서 고흥으로 가는 길의 가로수는 아직은 가을 이었다. 들판의 가장자리에는 억새들이 하얗게 피어 바람에 나부끼고 있어 마지막 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팔영산의 능가사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가 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왠지 나간 집구석 마냥 썰렁해 보였다. 스님들은 어디계시냐고 일하는 아주머니 한테 물으니 외출 중이라신다. 아무튼 썰렁한 능가사를 둘러 보았다.

 

   팔영산의 능가사에도 가을이 완연했다.

 

 능가사의 대웅전만이 덩그렇게 있다. 사찰부지는 무지하게 큰데 건축물들이 별로 없다. 특히 앞쪽이 북향이어서 더욱 냉냉해 보였다. 집은 남향으로 지어야 하거늘 어째서 북향으로 지었을까? 무슨 생각이 있었겠지 뭐.

  

   능가사의 중문 앞에 동백꽃이 예쁘다.

  

   능가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중에 담장너머로 예쁜 강아지가 굴러다니는 낙엽과 노는 모습이 참 예뻤다.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여섯마리를 낳았는데. 다섯 마리는 내다 팔았고 저거 하나 남았어요"한다. 그러니까 문열이 하나 남겨 놓은 것인게로구나. 혼자서 어마 젖을 독식해서인지 배가 .........하였다.

  

   엄마와의 입맞춤 고것들 참 이쁘구나. 그냥 올수 없어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안으로 들어가 어미와 새끼를 어루만져 주고 왔다.   

  

   생각보다 바람이 세고 춥길래 산막을 구할 수 있나하고 물었더니 다 매진이란다. 그래서 계획대로 잠잘곳을 정하고 집을 지었다. 바람이 심하여 힘이 들었다.

   

   그리고 벌교 시장에서 사온 참꼬막과 쭈꾸미를 데쳐서 상을 차려보았다. 와우 근사하다. 으~음 술 맛나는구나. 삼겹살도 준비해왔지만 삼겹살은 못 먹었다. 다른게 많아서............

 

   캬~~! 죽인다.

  

   무지하게 바람이 분다. 밥해먹고 텐트안으로 들어와서 잠잘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텐트밖의 바람소리를 즐기고 있다. 새로산 텐트 부츠도 신었다. 발이 꽤 따뜻하구나.

 

  그리고 코를 골아가면서 바람소리와 함께 팔영산에서 하루밤을 잤다.!!!!!!!!!!!!!!!!!!!!!!!!!!!

  마누라는 내 겨울용 침낭(1500g)에 들어가서 조금 덥다고 하면서 자는데 나는 시에라디자인 봄가을용 침낭속에서 한기를 조금 느끼면서 그냥 저냥 잤다.

 

   일어나서 침낭도 정리하고 압력밥솥에 밥하고 청국장을 끓여서 아침을 맛나게 먹고    

 

   드디어 팔영산으로 출발 대숲길도 걷고

  

   제1봉 유영봉과 함께 크고 작은 섬들이 예쁘구나.

 

   절벽을 기어 내려오는 등산객들! 비교적 가파르다.

 

   

 제6봉이다

   

 

제6봉에서 바라본 2, 3, 4, 5봉  

  

 추운 모양이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난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등산로

  올해 마지막 단풍인것 같다.

 

 하산하여 다시 벌교로 나와 팥죽과 칼국수를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언제 가거든 다시 먹고 싶다.

 

이렇게하여 팔영산 비박을 마쳤다.

 

 

드디어 데날리 프로(M, 105)가 왔습니다.

덕유산 눈꽃 비박산행이 기다려집니다.

허! 고놈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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