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
참으로 남에게 주기 좋아하셨다.
김 몇 봉지 두고 드시라고 갖다놓으면 어느새 몇 봉지 들고 나갔다 오셨다.
바나나 한 묶음도 사다 두고오면 벌써 쪼개서 봉지에 담아 누구네 집에 다녀오셨다.
홍시 한개도 잘도 들고 가신다. 적다 많다는 상관안하고 주고 싶으면 갖고 나가신다.
한 걸음 한 걸음 제대로 못 걸을때는 유모차 끌고도 가셨을거다.
할머니이시면서 더 할머니댁에 다녀오신 모양이다.
그러고는 아무런 말도 없다. 그 걸음을 더이상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다녀오시면 그만이다.
생전 남 흉도 안 보았고 흉보는 이야기에 반응도 잘 안하셨다.
내게만 그랬을까? 울엄마는 다른 엄마들과 참 달랐다.
주기 좋아하는 나는 엄마를 똑 닮았다.
솜씨도 없으면서 뭐든 만들기 시작하면서 부터 남 줄 생각을 먼저 한다.
좋아하며 가지고 싶어하면 나는 더 열심히 한다.
울엄마와 내가 다른건 난 말을 더하는 것이고 주는 마음을 표현하는거다. 그리고 변덕도 있어서 이랬다 저랬다도 한다. ㅎㅎ
그러나 뭐든 싸주고 나눠 먹고 주고 싶은건 관심도 염려도 위로도 모두 엄마를 닮았다.
엄마가 내게 남겨주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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