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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에 대하여 -정채봉 시

백두(흰머리) 2023. 5. 16. 10:47

무심(無心에 대하여 

 

어디서 왔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왔고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면서도 나는 있고

어느때인지 모르면서도 나는 죽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간다

사랑할 줄 모르면서도 사랑하기 위하여

강물을 따라갈 줄 모르면서도 강물을 따라간다

산을 바라볼 줄 모르면서도 산을 바라본다

모든 것을 버리면 모든것을 얻는다지만

모든것을 버리지도 얻지도 못한다

산사의 나뭇가지에 앉은 새 한마리

내가 불쌍한지 나를 바라본다

무심히 하루가 일생처럼 흐른다

 

나는 그냥 하루 하루를

정신을 차리고

알아차리면서

이성적으로

살아가야 한다.